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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올해로 여든의 나이. 그 가운데 60년을 미싱과 함께 살았다.1970년에 문 연 가게도 50년 넘도록 같은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아직 숨이 살아있는 100년, 120년 된 미싱이 있다. 이곳에서 웬만한 ‘몇십 년’을 가지고는 차마 고개 내밀지 못하는 이유다.그리고 그 모든 숫자가 증명하고 가리키는 하나. 바로 이곳을 지켜온 장태춘 한일미싱상회 대표다. 그만의 꾸준함과 성실함은, 120년 된 미싱부터 현대 기계식 미싱까지 고치지 못하는 게 없도록 만든 비결이다. 장 대표는 이를 ‘꾸준히
100년 더The 공간
장지해 기자
2023.01.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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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남편은 떡을 싫어한다. 어릴 적, 집이 방앗간을 해서다. 시아버지는 방앗간 옆에서 솜틀집을 했다. 평생 뿌연 솜먼지와 100살 넘는 조면기(목화씨를 발라내는 기계)를 벗으로 두고 산 분이었다.이 이야기들이 ‘현재’에도 숨 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공간이 사라진다면 공간에 담긴 이야기도 사라지는 게 수순 아니던가. 정작 시댁 식구들은 너무 익숙한 공간이라서,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듯했다. ‘건물을 팔아버리면 없어질 이야기’가 못내 아까웠던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찾아가 이곳에 새롭게 담아낼 꿈을 전한다.
100년 더The 공간
장지해 기자
2022.11.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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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아버지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나중에 회사 관두면 고향 내려가 살아야지.”이 말은 곧 ‘나, 돌아갈 곳 있다’는 뜻이다. ‘아버지의 이 말이 혹 넥타이 속에 감춰진 무기였던 건 아닐까?’ 홍동우 ㈜괜찮아마을목포 대표는 그렇게 생각했다. 부모 세대에게 ‘고향’은 위로와 위안의 다른 표현이니 말이다.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그렇지 못했다. 당연히 고향이 있지만, 왜인지 고향은 없다. 이들에게 고향은 대부분 지금은 사라진 어떤 아파트에서의 기억 같은 것들이라서, 위로 또는 위안과 거리가 멀다. 부모 세대
100년 더The 공간
장지해 기자
2022.10.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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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2~3cm짜리 바늘로 무려 3만 땀이 지나야 한다.많은 바늘땀만 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앞서 치수를 재고 본을 뜨고 재단하고… 가봉까지 이뤄진 후에 3만 땀을 거쳐야 번듯한 양복 한 벌이 그 위용을 드러낼 수 있는 것. 손님과 잠깐 대면하는 것으로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한 번의 만남에 완성할 수도 없다. 맞춤 양복은 필연적으로 테일러(재단사)와 두세 번의 만남을 필요로 하고, 일일이 그의 손을 타야 한다. 종로양복점에서는 그 과정이 3대째, 100년 넘게 이어지는 중이다.Since 1916특별히
100년 더The 공간
장지해 기자
2022.08.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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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100년 동안 묵직히, 술 익는 냄새가 한결같다.일주일에 딱 300병. 요즘은 전통주도 기계화와 대량화가 일반화되었건만, 이곳에서는 아직도 전통 방식 그대로 술을 빚어 탄생시킨다. 고두밥을 찌고, 전통재래식 누룩과 일본식 누룩에 직접 만든 효모를 섞어 발효하고, 생산된 술을 병에 담아 스티커를 입히는 전 과정이 온전히 ‘수제’로 이뤄지는 이곳. 목도양조장의 100년은 그렇게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1920년 창건, 1931년 창업목도양조장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100년 더The 공간
장지해 기자
2022.07.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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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100년 세월을 품은 한옥에서 매월 공연이 열린다. 백년이라는 역사 때문일까. 사람들은 서로의 무릎이 닿게 앉은 약간의 불편함까지 공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즐긴다. 그 순간, 오래된 역사가 현재 속에서 살아나 생생해진다. 부여 자온길이 담아내려는 꿈이 펼쳐지는 일면이다. 온기를 살리는 일자온길은 ‘스스로(自) 따뜻해지는(溫) 길’이라는 뜻을 가졌다. 이제는 부여군 규암마을 일대를 칭하는 고유명사가 된 이 이름은 4년 전 박경아 ㈜세간 대표가 직접 지었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을 통해 죽었던 마을에 온기가
100년 더The 공간
장지해 기자
2022.06.29 15:00